Q 전역 후에 혼란스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조언 부탁드려요.
Q: 남중, 남고, 군대 그리고 최근 전역을 했습니다. 이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인지,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듭니다. 그런데 생각만큼 쉽게 새로운 인연이 생기지 않아 우울감이 커지고 있네요. 요즘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버거킹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알바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이 오히려 감정기복을 심하게 하고, 자꾸 빠지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욱 새로운 인연을 찾게 됩니다.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다시 새로운 사람이 만나고 싶고요. 이렇게 계속 만나도 될지, 아니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행 전에 쉬는 것이 더 나을지 고민이네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Kwoo: 전역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느끼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군대에서는 하루 24시간 동안 엄격히 관리된 일정을 따랐다가, 이제는 극도로 자유로운 환경에 놓였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예상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자존감이 낮아지고 반복되는 고민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상황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이지요. 특히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은 ADHD인의 증상이기도 하므로, 이를 인식하고 필요에 따라 감정을 조절하는 연습(마음챙김)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재 스스로를 괴롭히는 원인 중 하나는 매 순간 생산적이거나 자기 효능감을 느껴야만 자신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있습니다. 주변에서 이러한 기준을 강요하는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지만, 대개는 주변 기대보다는 스스로 과거 성취가 부족했다는 생각에 자신을 압박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아무도 그렇게 살라고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본인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셈이지요.
자존감을 타인과의 관계에서 찾으려 할 때는 내면의 안정이 부족하여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타인의 평가에 쉽게 휘둘리며 불안과 초조함이 커지고, 다양한 행동을 시도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성취감을 얻기 어려운 상태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존감이 더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지는 빈곤의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는 강한 욕구도 낮은 자존감과 연관될 수 있습니다. 군대 생활 동안 자유가 제한되고 이성과의 접촉이 없었던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성적 욕구와 연결될 수 있으며, 이는 건강한 남성이라면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예의와 범죄의 경계를 지키는 한 문제될 것은 없지만, 본인에 대한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불안과 의심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금 버거킹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도 현재 자존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보입니다. 서로 맞물린 기계처럼 진행되는 팀워크 기반 아르바이트는 ADHD인에게 예상보다 힘들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실수나 지연이 타인에게 직접적인 민폐로 이어지기 쉬워 부담이 커지고,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필요한 감정적 안정과 목표를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본인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내면을 탐색해보는 시간이 우선으로 보이네요.
마지막으로,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ADHD인은 자존감이 낮아 타인의 시선을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본인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기 어려워집니다. 고민자님은 현재 자존감을 타인과의 관계에서 찾으려 하고 있는데, 이러한 관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는 멘탈이 쉽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상대에게 집착하거나 의심하는 모습으로 이어지기 쉽지요. 그러다가 관계가 파국적 결과로 이어진다면 멘탈이 붕괴되며 큰 상처로 남기도 합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지백이 시리즈 1권을 다시 읽으며 자존감과 관련된 부분에 특히 집중해 보세요. 이를 통해 내면의 자존감을 조금씩 높이며, 혼란스러운 감정을 점차 해소해 나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