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삶

북리뷰 이벤트. 지백이 2권 "미워하지 않으려면, 미움받지 않으려면"

k woo 2024. 12. 1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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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백이 2권 "미워하지 않으려면, 미움받지 않으려면"이 출간된 후, 강연 연사로 초청받은 일이 있었으나 개인 일정 문제로 응답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내년 중으로 상황에 맞춰 북미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번 북미팅은 지백이 1권 출간 후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문고 3사(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에 작성된 리뷰 중 일부를 추첨하여 참여자를 선정하려 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과 더 깊이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아래 글은 지백이 2권에 대한 리뷰 중 제가 특히 감명 깊게 읽은 글입니다. 이 글은 원작자에게 허락을 받은 후 제 블로그에 게시합니다.

꼭 이렇게 정성스럽게 긴 글을 써야만 좋은 리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책을 읽고 느낀 점과 변화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각오가 담겨 있다면 짧은 글이라도 훌륭한 리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미리 안내드리며, 여러분의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남겨주시길 기대합니다.

 
ADHD 진단을 받은 후, ADHD라는 낯선 개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특히 ADHD를 알아갈수록 스스로를 게으르고 무능한 사람이라고 자책하며, 고쳐야 할 점,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문제 있는 사람'처럼 느껴져 깊은 자괴감에 빠졌다. 그러던 중 <당신이 ADHD라고 해서, ADHD가 당신은 아니다>(지백이 1권)를 만나게 되었다.

지백이 1권은 제목에서부터 ADHD가 나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 책은 ADHD로 인해 형성된 부정적 사고방식을 실질적인 실천 전략을 통해 긍정적이고 주체적인 삶의 태도와 가치관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 지백이 1권을 통해 나는 어떤 마인드셋으로,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립할 수 있었다. 가장 시급히 개선하고 싶은 점 몇 가지를 선별하여 집중적으로 노력한 결과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지백이 1권에서 배운 마음챙김을 통해 예전 같으면 미루고 있었을 과제를 '일단 시작이라도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결국 제시간에 완료하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점차 ADHD를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지백이 1권은 나에게 ADHD를 조절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지백이 1권의 연장선에서 '관계'라는 주제를 다룬 <미워하지 않으려면, 미움받지 않으려면>(지백이 2권)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지백이 1권이 ADHD를 가진 개인의 내면에 집중하여 자기 이해와 긍정적 태도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 지백이 2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ADHD가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지백이 2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ADHD의 특성, 그 중에서도 외부 자극에 대한 높은 민감성과 주의 집중의 어려움이 대인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대목이었다. 책에서는 ADHD를 가진 개인이 대화 중 상대방의 표정, 말투, 몸짓과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어려움은 ADHD를 가진 개인이 대화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상대방에게 줄 수 있으며, 심지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거나, 자신의 이야기가 지루하게 느껴진다고 오해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는 나 자신의 경험과도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나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때 주변의 소음이나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에 쉽게 주의가 산만해져 친구의 말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친구의 표정이나 말투의 미묘한 변화를 놓치고 그 의도를 잘못 해석하여 오해를 불러일으킨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장난스럽게 던진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여 화를 낸 적이 있었고, 반대로 친구가 진지하게 고민을 털어놓는 상황에서 그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가볍게 여겨 친구를 서운하게 한 적도 있었다.

지백이 2권은 이러한 경험들이 ADHD의 특성과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책에서 지적하듯이 ADHD를 가진 개인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은 단순히 성격적인 문제가 아니라 뇌의 기능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 상대방의 감정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모습 등. 결과적으로 ADHD를 가진 개인이 겪는 이러한 어려움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이미지 즉 '산만하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경험의 누적으로 이어져 ADHD를 가진 개인의 자존감 저하, 사회적 고립, 관계 단절 등의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지백이 2권은 경고한다. 이는 ADHD를 가진 개인이 겪는 어려움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친구, 가족, 동료 등 타인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결국 사회생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백이 2권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처 전략을 제시한다. 지백이 1권에서도 강조했던 '마음챙김 훈련'은 지백이 2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해결책으로 등장한다. 마음챙김 훈련은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연습이다. 이러한 훈련은 ADHD를 가진 개인이 자신의 충동성을 조절하고, 감정 기복을 완화하며, 현재에 집중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곧 소통하는 자리에서 딴생각이 들 때 그 순간을 인지하고, 외부 자극에 주의가 분산되면 이를 알아차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연습이다. 이를 통해 좀 더 대화에 집중하여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며, 이전과는 다르게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지백이 2권을 읽기 전까지 나는 ADHD로 인해 발생하는 관계의 어려움들을 온전히 나의 부족함 탓으로만 돌렸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잦은 오해가 생기고, 갈등이 반복될 때마다, 나는 '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관계를 맺지 못하는 걸까?'라는 자책에 빠지곤 했다. 하지만 지백이 2권은 이러한 나의 생각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지백이 1권은 ADHD가 나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며,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긍정적이고 주체적인 삶의 태도로 바꿀 수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지백이 2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ADHD가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실질적인 대처 전략을 통해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두 책을 통해 나는 비로소 ADHD를 가진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나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지백이 1권에서 정의한 "내가 무엇을 해내는 데 불리한 상황,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작하는 마음가짐"인 '용기'와 지백이 2권에서 말하는 "현재 상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인 '긍정'은 ADHD를 가진 내가 관계 속에서 성장하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ADHD로 인해 과거에 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위축되었을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보는 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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