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보고 돌아온 모든 분들께 보내는 강우의 진심

때로 우리는 원하는 목표가 있지만, 그 목표에 다다르는 길이 결코 쉽지 않다는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ADHD를 가진 우리는 많은 특유의 어려움을 겪으며,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ADHD인으로서 정신과 의사가 되어 많은 ADHD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한 정신과 교수님께서는 제 발표를 들으신 후 “지금껏 들어본 학생 발표 중 최고”라고 하시며, 정신과 전공의도 이 정도로 깊게 분석하지 않는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특히 환자의 생애와 무의식적 욕구를 포괄한 Psychodynamic formulation을 통해 제시한 치료 계획이 상당히 논리적이고 종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깊이 있는 분석과 열정으로 정신과 환자들을 이해하며 전공의 못지않은 노력을 기울였지요.

 

그러나 다른 정신과 교수님은 저에게 "전체 성적이 낮으면 정신과 전공의로 뽑지 않겠다"라고 하셨습니다. 정신과가 인기과라 성적이 높아야 한다는 현실적 기준을 떠올리며 많이 아쉬웠지만, 이 과정을 통해 오히려 저는 주어진 현실을 수용하면서도 긍정적인 자세로 다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ADHD를 가진 우리에겐 과목별 편차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단지 성적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우리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저의 경우 ADHD인의 심리와 정신건강을 탐구하고, 그 내용을 책으로 담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입증된 사실이기도 하지요.

 

이처럼 저는 제 자리에서 "꿈은 특정 직업이 아닌 꾸준히 노력하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신념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원하는 일을 이루지 못했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합니다. 오늘의 어려움 속에서도 당신이 노력했던 경험은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훗날 또 다른 기회에서 빛을 발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어떤 길을 걷든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믿음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지금도 제가 ADHD와 정신건강에 대한 연구와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듯이, 여러분도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스스로의 가치를 찾으며 앞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꿈은 단지 직업의 타이틀이 아닌, 매일의 성장과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기억하세요.

 

목표를 향한 길은 하나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