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삶

Q 연애 상대에게, 자꾸 집착하게 돼서 힘듭니다.

k woo 2023. 6. 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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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혹시 애인의 사소한 직장동료 같은 것들,,이라던지 인간관계에도 예민한 분들은 안 계신 가요...? 이것도 무슨 병이랑 관련이 있는지,,, 그냥 제가 가진 어떤 성향이 문제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이런 것도 병원에 상담할 때 이야기해봐도 되나요? 조금 집착이 있는 거 같아요 쓸데없는 질투요. 아직 진단받은 다른 질환은 없습니다만.. 혹시 이런 이야기도 털어놓아 보신 적 있는 분 있나요? 전에는 이런 성향이 있는지 몰랐던 게,,아직 첫 연애라서 이런 적이 처음이라 그렇습니다. 스스로 느끼기에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거 같아서 어디다 조언을 구하면 되는지. 완화될 수 있는 부분인지 궁금하네요??

kwoo: 나이/ 성별/ 연애 기간. 세 가지 알려주시면 고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저 20대 중반, 여자고요! 3년 조금 넘었습니다. 사실 의심 갈만한 행동을 보인 적은 없습니다,, 문제 될 거 1도 없는데 저 혼자 좀 난리 치는 것 같아요. 환경이 변한 점이 있다면 최근에 환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동안은 남자친구가 집에서만 활동했고요(코로나 때문인 비대면수업,취준등) 이성은 커녕 사회생활을 거의 안 하다가 취업한 상황이에요. 저는 직장 다니다가 올해 다른 공부로 쉬게 된 상태입니다. 상황이 반전되었어요. 자신도 많이.. 괴롭습니다. 대기업 들어가게 돼서 제가 더 초라해지는 느낌...덧붙이자면 남자친구는 머..그냥 늘 한결같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늘 저랑 미래를 그리는 친구예요. 최근에 저의 이런 모습에 조금 지쳐가는 듯한 느낌도 받아서 걱정되네요. 저도 의식하고 최대한 티를 안 내려 하지만, 동기 모임을 간다고 하거나, 동기 얘기들 이야기가 나오면 저도 모르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에 비슷한 문제로(제 쪽에서 다툼을 일으킴) 계속 다퉈서 마음도 다급하고 해서 여쭤보게 되었습니다.

kwoo: 괜찮습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지금의 감정은 자연스러운 겁니다. 연애가 처음이든 여러 번이든, 상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연애를 한다면 누구나 경험하지요. ‘내가 유난인 건가’하고 자책할 필요 없습니다. 질문자님께서 연애 초기도 아니고 3년이 지난 상황에서 남자 친구에게 그런 감정과 태도를 보이는 건 그만큼 남자 친구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상황이 바뀌면 변하는 게 자연스러운 겁니다. 그래서 초심을 유지하는 사람이 대단하게 보이는 겁니다. 취준생이었던 남자 친구가 대기업에 취직했고, 회사에 다니던 본인은 취준생이 되었으니 상황이 반전되었네요. 따라서 남자 역시 새로운 상황에 들어갔기 때문에 심경의 변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 점을 받아들이세요. 그 때문에 이별하게 된다 해도, 이는 남자의 잘못도 아니고 질문자님이 부족하기 때문도 아닙니다. 평범한 연애 중 하나일 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질문자님께서 남자 친구와의 관계를 계속하고 싶다는 겁니다. 그러려면 남자 친구의 마음이 지금처럼 질문자님만 좋아하도록 행동해야 합니다. 이는 자신을 낮추며 남자 친구에게 자신을 맞추란 이야기가 아닙니다. 질문자님이 이전과 다른, 한층 더 성숙해지고 품위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됩니다. '3년을 사귀었는데, 이 친구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네. 힘든 와중에도 많이 성장했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하고, 미래를 함께 그릴 인생의 동반자로서 남자 친구에게 인정을 받고 서로 안정감을 주는 관계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질문자님의 내면에 있는 감정은 혼자서 감당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남자 친구와 소통하며 서로의 감정을 계속해서 확인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대화 도중에 감정적으로 되지 않도록 스스로 잘 관찰해야 합니다. 지금 자신의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에 대해서 덤덤하게 말해주세요. 그리고 미래의 결혼 계획 등 비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대화를 나누시길 바랍니다. (최근 이런 문제로 다툰 적이 많다면, 피곤이 누적된 남자 친구가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동기들하고 어울리지 않을 수도 없잖아. 내가 바꿀 수 없는 거 알면서 왜 자꾸 그래? 내가 회사를 그만두길 바라는 거야? 나를 못 믿는 거야?”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다투지 마세요. “내가 너를 믿는 것과 네 주변의 여자들을 믿는 건 별개야.”, “해답이나 답을 원하는 게 아닌 공감과 위로를 바라는 거야.” 등 말하고자 하는 것을 간단명료하게 직접적으로 말하세요. 돌려 말하지 마세요.)
남자친구가 여자 동료나 동기 모임 등에 대해 말할 때 지금까지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면, 이제부터는 덤덤하게 반응하세요. 질문자님 속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게 하세요. 잘 안된다면 스스로 거울 보고 연습하세요. 표정에 다 티 나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질문자님이 변하기 위해서,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고, 상대방이 그 모습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질문자님은 지금 회사에 다니던 상황이 아니므로 널럴 해진 공간으로 남자친구에 대한 생각(남자친구의 주변에 있는 여동기, 여선배 등 이성에 대한 불안감)이 파고들기 쉽습니다. 그런 생각들로 쉽게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으려면, 그 공간에 다른 것들로 채워야 합니다. "앞으로 신경쓰지 말아야지! 아자 아자!"하고 의지와 각오를 내세우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시스템의 변화'를 먼저 떠올려야 합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같은 목적이 있는 공부 스터디 또는 생활 스터디를 주변에서 찾고 가입하세요. 혼자 있지 말고 새로운 사람들로 새로운 관계를 맺으세요. 지금은 질문자님의 삶에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남자친구는 남자친구대로 잘하리라 믿으면서, 질문자님도 질문자님의 삶에 충실하세요.) 지금까지의 방식대로라면, 이 연애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아마 본인도 잘 알 겁니다. 
자 그럼, 지백이 1권을 다시 펴보세요.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대로 해야 다른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머릿속에서 지우고,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자. 그것도 많다." 
기억나시죠?
남자친구의 마음은 질문자님께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에 해당하지요.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세요. 할 수 있는 걸 다 했고, 스스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친구가 변심한다면, 그건 그냥 거기까지인 인연입니다.  
지금까지 취준생이었던 남자친구가 보여준 모습이 대기업에 취업한 후에도 계속될 것 같은 기대를 너무 크게 하지 마세요. 사람은 상황이 바뀌면 본성이 나온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미래의 평생 동반자가 될 사람의 본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결혼은 연애의 연장선이라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연애 과정에서 생긴 지금의 변화는 앞으로의 결혼과 육아에 비하면 아주 작고 귀여운 변화입니다. 지금의 변화를 슬기롭게 잘 조율하지 못하는 관계라면, 결혼 후에는 말할 것도 없지요. 지금의 변화를 연습의 기회로 삼아보세요.

ps: 상황이 역전되어, 스스로 초라해 보이는 마음에 상대에게 매달리는 걸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불안감이 커지고, 정작 중요한 해야 하는 일에 집중이 안 됩니다. 그러다 결과가 안 좋아지면 상대에게 더 매달리게 되겠지요. 이런 빈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질문자님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위기가 성장의 발판이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Q: 씻고 오느라 조금 늦게 읽었습니다. 진심 어린 답변 너무 감사합니다. 큰 도움이 되는 조언인 것 같습니다. 특히 -속은 그렇지 않더라도~~ 연습해 보세요.-라는 말이 많이 와 닿네요..
제가 "난 못해, 못 숨겨, 어차피 다 티 나니까 이야기할 거야"라는 핑계를 대며 관계를 망쳐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예민해진 것은 말씀하신 것처럼 혼자 생각할 틈이 많아진 게 큰 것 같습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머릿속에서 지우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이 말은 정말 모든 관계에서 해당하는 말이네요. 지백이 1권에서 읽고 책갈피까지 해뒀는데, 지금 제 상황에 적용되니 더 와 닿습니다. ㅎㅎ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은 제쳐놓고 성숙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매력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물론 성격이고 성향이라 쉽지는 않겠지만 개선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늦은 시간인데 정말 감사합니다. 날 밝으면 남자친구한테 사과도 한 번 더 하고 이야기도 나눠봐야겠네요. 쉽지는 않겠지만, 오늘 주신 조언들을 생각하며 많이 노력을 기울여야겠습니다. 오늘도 큰 도움을 받고 갑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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