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생활 개선팁☆☆☆

일의 중요도가 높을수록 왜 미루게 될까

k woo 2022. 2. 1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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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뭐든 마음속 중요한 일이라 정해지면 그 때 부터 그 일을 미루게 돼요. 그리고 그보다 덜 중요한 일에 완벽을 기해서 비교적 완성도 높게 해냅니다. 왜 이런 상황이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덜 중요했던 일도 마음 속에 중요한 일이라고 진심으로 느끼면서 1순위로 자리잡는 순간부터 미루게 돼요. 그 감정과 생각이 진심이라서 맘대로 바꿀 수도 없고 내가 나를 컨트롤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 같아서 참 답답해요.

kwoo:
일종의 회피 행동입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미루는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이나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마음 때문이지요.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마음은 얼핏 보면 좋은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우리가 일을 못하게 만드는 나쁜 것입니다. 완벽하게 하고 싶은 마음은 부담감을 만듭니다. 그렇게 생긴 부담감은 우리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지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간에 스트레스는 필연적으로 생깁니다. 특히 중요한 일일수록 스트레스의 크기가 더 크지요. 덜 중요한 일은 스트레스가 덜 생기기 때문에 우리의 본능이 우리의 주의를 그쪽으로 향하게 합니다. 우리의 본능은 우리를 정말 끔찍하게 아낍니다. 우리를 매우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우리가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살 수 있길 바라는 순수한 의도로 눈 앞의 스트레스를 일단 피하게 합니다. 문제는 이 본능이란 녀석의 좁은 시야입니다. 숲이 아닌 나무를 보는 것을 넘어서 나무에 있는 이파리만 보게 하지요. 그러다 보니 당장 그 일을 시작하지 않으면 지금 스트레스의 제곱 크기로 나중에 돌려받게 될 것이 뻔한데도 우리의 본능은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그러다 더 이상 미루면 정말 인생이 큰일 날 상황까지 닥치면 좁은 시야를 갖고 있는 본능도 ‘와, 이거 진짜 큰일났네’ 하며 위기감을 느낍니다. 이제는 그 중요한 일의 스트레스 크기가 작게 느껴집니다. 조금 더 미래에 마감을 지키지 못했을 때 기다리고 있는 스트레스 크기가 무시무시하게 크니까요. 이 때는 본능도 살기 위해서 전력을 투구하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반복하게 되는 벼락치기입니다. 벼락치기로 완수한 일은 완성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보통 후회를 하지요.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 내 능력을 기준으로 어느정도 걸릴지 판단하는 기능 역시 전두엽 관할입니다.)
눈 앞의 스트레스를 회피하는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중요한 일보다 덜 중요한 일을 택하면서 덜 중요한 일 역시 나중에 어차피 해야 될 일이라며 자기합리화를 합니다. 이 사고 과정은 아주 부드럽고 빠르게 진행되지요. 그렇게 다른 일을 하는 동안에 시간이 흐릅니다. 문제는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지나간 시간에 비례해서 중요한 일을 하는데 생기는 스트레스의 크기가 무럭무럭 자랍니다. 결국 우리가 미룰수록 해야 하는 일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의 크기는 점점 더 커지고 또 미루게 됩니다. 그렇게 ‘빈곤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죠. 우리는 현재 시각을 기준으로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한 일을 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의 크기’가 ‘가장 작은 순간’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중요한 일을 지금 일단 시작하는 것이 사실은 가장 적은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것이죠. 우리가 TV를 구매하는 상황을 상상해봅시다. 매장을 둘러보던 중에 처음 본 제품의 가격이 백만원이었습니다. 그 때 ‘TV가 무슨 백만원이나 해. 비싸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 제품들을 보니까 기능은 비슷한데 이백만원, 삼백만원, 사백만원 공차 백인 등차수열로 가격표가 붙어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처음에 봤던 제품으로 돌아왔을 때는 아마도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할 것입니다. ‘이걸로 당장 사야겠군’ 하지만 우리의 시간은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가 없죠. 지금 이 순간은 중요한 일을 구매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순간입니다.
전두엽은 하기 싫어하는 본능을 잘 구슬리거나 협박해서 어떻게든 하게 만드는 중재자입니다. 전두엽은 우리가 나중에 더 곤란해지는 것을 피하게 하려고 해야 할 일을 작은 단계로 쪼개고 단계별로 계획을 세우게 합니다. 그리고 그 계획의 첫 단계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지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포함된 기능을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이라고 합니다. ADHD는 이 실행기능이 태어날 때부터 약하게 태어나는 게 특징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실행기능이 몇 가지 인식들과 행동지침으로 충분히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을 떠올려야 합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런 인지과정과 행동지침 실행 뿐이겠지요.
1. 일단 시작한다.
2. 한 번에 완성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은 일을 효율적으로 하고자 하는 잘못된 가치관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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